스타벅스 사태 블라인드 글
스타벅스 직원들 트럭시위 예고한 기사
스타벅스는 진짜 행사때마다 직원들 갈려나가는거 같던데 그만큼 대우안해주는건 진짜 너무한듯..
오죽하면 노조도 없는데도 불구하고 단체행동까지 예고
스타벅스 리유저블데이 때 있었던 일
어떤 매장은 사이렌 오더에 횟수제한 있다는 걸 알게됐고
대부분 매장이 비슷한 상황이었으며
따라서 바에 투입될 수 있는 인원들은 연장할 수 있는 만큼 찍고도 더 근무해서 5시반에 출근해서 16시 17시까지 근무한 파트너들 허다했음
그냥 가지 바보같이 뭐하는거냐고?
그럼 근무시간 칼같이 지켜서 바에 투입되는 인원 적어져서 2시간씩 밀리면
아 손님이 많으니 내가 기다려야겠구나 이해할거임?..
인터넷에선 다들 그런다하지
현장에선 아 네 기다릴게요 해놓고 10분 20분 후에 와서 늦으면 늦는다고 말을 해야지 이럴거면 취소했지 하며 쌍욕 퍼붓는 사람들 허다했음
이렇게 했다고 파트너들한테 돌아오는 거 단 하나도 없었고
오히려 연말~연초까지 행사들 줄줄이 남았음
이 와중에 본사는 쿠폰 오지게 뿌려대고 있는 상황
전직 스타벅스 점장이 말하는 지금 사태
전직 스타벅스 점장 출신임. 지금은 때려치고 가맹거래사 + 노무사 자격 따서 법무사에서 일하고 있음.
판매용 뱃지도 있지만 절반 정도는 현직들만 받을 수 있는 뱃지들임. 우수 직원 뱃지, 마스터 뱃지, 리저브 매장 우수직원 뱃지 등등...
포텐 간 스타벅스 글에 온갖 포도들이 난무하고 있어서 글 하나 팠음. 질문도 받음. 사내 보안에 걸리지 않는 선에서 최대한 성실하게 답변해줄게.
1. 스타벅스는 정규직이라며? -> 정규직 맞다
스타벅스는 기본적으로 직급이 4단계임. (매장 현장직 기준)
< 바리스타 - 슈퍼바이저 - 부점장 - 점장 >
슈퍼바이저 A라던가 바리스타C(둘 다 지금은 없거나 더 이상 안 만듬) 세부 분류가 조금 있긴 한데 크게 차이는 없음.
바리스타는 5시간 / 슈퍼바이저는 7시간 일하고(물론 크루 근무 특성상 추가 근무가 굉장히 많음) 부,점장은 8시간 근무임.
바리/슈퍼는 시급제 무기계약직(=정규직), 부/점장은 연봉제 정규직임.
한국 노동법상 무기계약직과 정규직은 아무런 차이가 없음. 스타벅스 직원은 모두 정규직인게 맞음. 낮은 직급에게 돈을 시급제로 줄 뿐이지, 높은 직급에게 주는 신세계 복지 항목이 다를지언정 노동법에서 보장하는 정규직의 혜택은 모두 받을 수 있음.
2. 1년차와 10년차 시급이 달라야하나? -> 10년차가 일을 더 잘하는건 맞다
이건 사람마다 생각이 좀 다를 거 같아서 나도 정답이라는 확신은 없는데. 소위 호봉제 있는 직종과 비교하면 굉장히 억울하지. 공무원/군인/교사들은 짬이 차면 일을 잘하든 못하든 돈이 오르잖아? 물론 많은 현장직(노가다라던가...)은 짬이 찬다고 돈을 더 주는건 아니니까 그 부분은 나도 좀 생각이 복잡함. 근데 다른건 몰라도 10년차가 훨씬 일을 더 잘하는건 맞음.
1년차와 10년차 간의 업무 능력 차이는 심할 정도로 많이 난다. 10년 동안 짬을 먹을 수 밖에 없거든. 에쏘 자동머신이 내려준다고 다 똑같을 거 같다고 하는데 레벨이 다름. 너흰 서로 다른 음료 몇십 잔이 무작위로 매일 순서가 바뀌면서 나오는데 거기서 최적화된 순서로 움직이는게 쉬울 거 같음? 커피를 자동 머신이 내려준다고 해도 우유 스팀하는거, 파우더 섞는거, 자동으로 내려준 에스프레소 상태 파악하는거, 음료 최적의 순서로 만드는거... 1년차랑 2년차랑 다르고 3년차랑 4년차랑 다르다.
이것도 음료 만드는 거만 말하는거지, 스타벅스에서 할 일이 음료 만드는 것만 있을까? 재료랑 물건도 주문해야 하고, 신입 직원도 가르쳐야 하고, 기계나 건물 문제 생기면 수리 불러야 하고, 재고 관리도 해야하고, 어디서 듣도보도 못한 다양한 결제 수단으로 결제도 해줘야 하지, 각종 청소나 법적 관리, 진상 손님 응대, 이런건 짬 찬 사람이 잘해. 많이 경험해봤으니까.
3. 바쁠 때 돈을 더 주라면 한가할 때는 월급 반납해? -> 한가할 때는 근무 인원을 줄인다
한가할 때는 일하는 사람을 줄인다. 근데 바쁜 날에 그만큼 사람을 더 못 쓰게 해. 그게 이번 문제의 핵심임. 650잔? 인원만 넉넉하게 배치되면 아무런 문제없음. 위치별로 사람 딱딱 배치하고 부재료 풀로 채워놓고 기계가 살려달라고 할 때까지 돌리면 됨. 근데 그게 아니라는 거임.
스벅코가 인건비 너무 아끼는게 사실 모든 문제의 발단임. 5명이면 힘들고 7명이면 적당하고 9명이면 한두명은 놀 수 있는 업무 강도면, 스벅코는 지금 3명 ~ 4명이서 하게 하는 일이 흔함.
4. 승진하면 되잖아? -> 인사 적체가 심각하다
매장이 무한으로 늘어나는게 아닌 이상, 승진에 한계가 심각함. 스타벅스 겨우 이제 20년 되서 정년퇴임하는 사람도 없음. 그렇다고 일 못하는 사람 퇴직시키거나 계열사로 보낼 수도 없음. 심지어 새로 온 CEO한테 외국 스타벅스 임원 하나가 보좌로 붙었는데 '한국에는 너무 매니저가 많다, 줄여야 한다' 이러면서 승진 자체가 매우 힘들어졌음. 진짜 잘 나갈 때는 매장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서 그래도 왠만큼 일 잘하는 사람은 승진했는데, 이제는 퇴사하는 사람이 있어야 승진할 수 있는 상황이 되서 내 능력이 되도 기회가 없는 경우도 흔함.
댓글 중에 10년차면 부점은 딴다 이런 얘기하는데 개소리임. 따고 싶어도 못 따는 사람 수두룩함.
최하 직급(바리스타)는 퇴직율이 굉장히 높은데, 알바 기분으로 와서 그만두는 사람도 물론 많지만 승진 못해서 그만두는 사람도 많음. 주휴 포함해서 5시간씩 1달 일해봐야 세후 100만원임. 연장 근무 휴무일 근무 좀 더해봐야 130 받으면 많이 받는거고. 130 받으면 그게 직업이 될 수 있을까? 크루 근무가 투잡도 못하고 업무 강도도 센데?
5. 꼬우면 때려치던가 -> 맞음, 많이 때려침
예전에는 그냥 일 적응 못한 사람이 1년 즈음, 혹은 1달 즈음에 그만두는게 대부분이었는데 이제는 꽤 오래 일한 사람들도 많이 그만둠. 그 덕분에 이번에 매장 거의 새로 안 열어도 최소한의 인원은 승진을 했지. 승진하고도 갈 매장이 없어서 대기 상태인 부점장도 많지만.
점장까지 가는 것 자체도 어렵지만, 부점장 / 점장 봉급도 그렇게 많지 않음. 점장 달고 연차 꽤 쌓이고 왠만큼 평가 잘 받아도 대기업 신입, 대리 넘기 힘들다. 부점 승진했는데 월급이 직전 달보다 주는건 꽤나 유명한 딜레마임. 왜냐고? 부점 1년차 연봉이 매우 짜서 최저임금 레벨인데, 슈퍼바이저때는 8시간 근무하면 부점 기준으로는 8.5시간 근무한 월급을 받거든.
6. 커피 파는게 뭐가 힘듬? -> 존나 힘들거든 ㅆㅂ...
스벅 아무리 작은 매장이어도 일 매출 2~300은 나옴. 그 이하인 매장은 전국에 50곳도 안 됨. 큰 매장이나 DT는 일 매출 천 넘고. 일 매출 천이 의미하는게 뭔지 암? 5천원 짜리 음료를 2000잔 팔아야 나오는 수치임. 1+1 쿠폰, 무료 음료 쿠폰 같은거 다 빼고 말이지. (기프티콘은 포함) 물론 론 푸드나 MD도 파니까 일부 줄긴 하겠지만 쿠폰 같은거 포함하면 별 차이도 없음. 좀 많이 까서 반이라고 치고 천잔이라고 해보자. 음료 1000잔이 쉬운 거 같음? 시간당 100잔이라고 쳐봐, 30초에 하나씩 음료가 나가야 성립되는 수치야. 근데 죄다 아메리카노인 것도 아니고 얼음 넣고 파우더 넣고 녹이고 소스 넣고 젓고 우유 스팀 치고 별지랄을 다해야함. 근데 이것도 하루종일 균일하게 나오는 것도 아니라 아침, 점심, 저녁 시간대에 몰림.
내가 일한 기간 동안 1달도 못채우고 도망간 애가 100명이 넘음. 오히려 1달 채우면 그래도 좀 오래 가지만 1달 ~ 1년도 100명은 되고. 남은 사람은 한 50명 되나... 나랑 같이 새 매장 오픈했던 직원들이 1년 뒤에 나랑 그 당시 점장 빼고 전원 퇴사하기도 했고. 같은 달 같은 주에 입사했던 동기 중 내가 마지막으로 퇴사했다.
물론 요식업계 다 힘듬. 당연 택배, 노가다 이런데랑 비교하면 뺨 맞을 일이고.
근무 강도 센 서브웨이, 큰 패스트푸드 점 이런데 다 스벅만큼 힘듬. 근데 스벅도 힘듬. 불규칙한 근무 시간 때문에 수면 건강도 해치고(마감근무가 12시 넘어서 끝나는데 오픈은 6시에 하는 매장 흔하고, 이게 주마다 조금씩 바뀌면서 반복됨. 월화수 자정에 퇴근했다가 목요일 쉬고 금토 오전 6시에 출근하고 일요일 쉬고 월요일 또 자정에 퇴근하는 식으로)
꼬와서 그만 둔 사람이긴 하지만, 내부에서는 서비스업이 아니라 공장 제조업이라는 자학을 할 정도로 근무 강도 세고, 온갖 진상들에게 시달리는 업종임. 고졸 커피말이들이 배불러서 트럭 보내서 시위한다고 생각하지 말고, 그 사람들은 그게 직업인 사람도 많으니까 쉽게 때려치고 다른 일하라고 하진 않았으면 좋겠음.
요약 :
커피말이들 힘들어서 좀 좋게 해달라고 하는거고 너희한테 피해주는거 아니니까 그냥 좀 따듯하게 봐주라.
커피말이들 그거가지고 무슨 집사고 차사고 부귀영화 누리겠다는게 아냐
22년만에 단체시위나선 스타벅스 직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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