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판지시르 (저항군 거점 주) 주 도시 함락된 것
그게 우리가 알던 내용인데
오늘 전황이 바뀌어서 저항군이 탈레반 완전 몰아내고 수복함.
근데 이 과정이 반지의 제왕 2부 헬름협곡 전투마냥 드라마틱함.
원래 탈레반 점령전 판지시르 전황은 탈레반이 1만이 넘는 군세를 계속 축차투입 하면서 공격하고
저항군은 판지시르의 미친 지형을 이용한 디펜스게임으로 탈레반 병력을 포위섬멸 하는 방식으로 버팀
이런 지형을 이용해서 언덕 마다 터렛이랑 곡사포 박아놓고, 탈레반 병력 앞줄 뒷줄에 곡사포, 알라봉을 쏴서 퇴로 차단.
그리고 중기관총 터렛으로 십자포화 먹임.
당연히 공군이 없는 탈레반은 속절없이 갈려나감.
그런데 다른 방법이 없어서, 저렇게 매복에 걸리면 멈춰서 방탄험비에서 대기하다가 밤이 되면 총알하고 병력을 교환하듯 밀어붙임.
저항군은 밀릴때마다 미리 준비해둔 퇴로를 통해 퇴각하는척 하면서 다음 매복지에 기다리던 병력과 합류해서 또 같은방법으로 포위섬멸을 반복했음.
이 전술로 탈레반 병력손실이 미친듯이 늘어남.
탈레반도 저기가 난공불락의 요새란걸 알기 때문에 내부에서 강경파와 화평파가 언쟁을 벌이다가
정통 탈레반 2인자 바라다르(화평파) 와 계파 군벌 '하카니' 의 2인자 아나스(강경파) 사이에 무력충돌까지 일어남.
그 결과 바라다르가 총에 맞아 파키스탄으로 이송됨.
탈레반에 충성을 맹세한 계파군벌 [하카니 넷워크] 의 2인자 아나스 하카니.
현재 네오탈레반이라 불릴정도로 탈레반 내부에서의 입지는 사실상의 넘버 2이자 엄청난 위험도의 극우 극단주의자.
얼마전 카불 공항테러의 주범인 IS-K와 연계하고 있다는 의심이 있음. 당시 얘네 부대가 카불의 치안담당이었기 때문에
미군에게 직접 복수할 수 없는 점이 분해서 대리전 시키는것 처럼 길을 열어준게 아니냔 의심도 사는중.
정통 탈레반 2인자 바라다르. 외교와 인선, 교섭담당.
원리주의자 꼴통의 이미지인 탈레반의 우두머리 답지 않게 상당히 교활한 현실주의자임.
이 작자의 권모술수덕에 아프간 탈레반은 파키스탄 정보국, 이란등과 우호관계를 맺어서 미군의 20년간의 공격속에서 버틸 수 있었고 이번 저항군의 봉기 역시 예상한듯.
마수드 주니어의 봉기선언 직후 북부지역자치권을 주는 대신, 내전을 종결하는 내용의 교섭안을 제시함.
저렇게 탈레반 우두머리끼리의 내부총질로 인해 혼란한 와중에 전선이 고착될 조짐이 보이자
이에 불만을 품은 파키스탄 정보국 ISI 가 개입함.
이전부터 파키스탄 정보국은 파슈툰족 입김이 세서 국회와 행정부 무시하고 아프간 정세에 멋대로 개입하기로 악명이 높았음.
자국 영토에 아프간 탈레반과 알카에다의 은신처를 제공, 보호해준것도 이놈들.
현재 폭격, 정찰드론 4대, 비공식적 보병들을 투입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음 (물론 본인들은 부인함)
알자지라뉴스, 판지시르 민간인이 찍은 파키스탄 정보국의 드론의 모습과 저항군 코만도(전 정부군 특수부대)의 트윗,
그리고 파키스탄 정보국 소속 병사로 추정되는 시신에서 나온 파키스탄 신분증(군복이 한국군 군복인것은 도요타 픽업처럼 중동에 수출된 중고군복이 많아서임)
갑작스러운 공중전력의 등장으로 인해 전황이 급속도로 악화됨.
게임으로 비유하면 저항군 입장에선 여유롭게 디펜스게임 하는데 갑자기 페이즈가 바뀌면서 적이 무지성 축차투입이 아니라
터렛 배치된곳 중에 병력 밀집도 약한곳을 골라 폭격때려서 무력화 시키고 기동력 빠른 유닛들이 훅들어오는 식으로 양상이 바뀐것.
저항군은 하루만에 주요 도로의 통제권을 상실하고 다음날인 어제, 주 도시인 바자라크가 함락되어버림
탈레반이 점령 인증한 바자라크 중앙청사 사진.
마수드 주니어는 파키스탄이라는 외세의 개입을 알리며 전국의 애국자들에게 나라 지키기 위해 무장봉기 하라는 최후 연설을 남기고 산으로 잠적함.
부통령인 살레 역시 후일을 기약하기 위해 타지키스탄 국경지역으로 떠났다는 소식이 들려오면서 모든게 끝났음을 직감함.
왜냐면 판지시르 외부가 전부 포위되어 있어서 발각되지 않고 산을 넘어갈 확률이 적어서..
그래서 저항군을 응원하던 사람들은 다들 사이버 분향소 차리고 추모하는 시간을 가지고 있었는데...
그런데
여기서 반전이 일어남.
산속으로 퇴각했던 저항군이 절망적인 최후의 공세를 펴던중
???
갑자기 어디선가 전투기와 공격헬기들이 등장해서 탈레반들을 갈아버리기 시작함.
카불 함락 당시 탈레반의 학살을 피해 자기 기체 타고 우즈베키스탄과 타지키스탄으로 망명한 전 정부군 공군 파일럿들이 다시 총알과 연료를 빠방하게 채우고 돌아와 탈레반들에게 불벼락을 내렸던거임.
다 이긴줄 알고 좋아하던 바자라크의 탈레반들은 수백의 사상자를 내고 주요도로의 동료들과 합세하기 위해 퇴각.
근데 문제는 이게 끝이 아니었던것
판지시르 주요도로를 장악하고 있던 탈레반들은
어디선가 튀어나온 반탈레반 민병대들에게 이미 걸레짝이 되고 있었음
산으로 잠적하기 전 마수드의' 파키스탄군 개입'을 폭로한 선동연설이 먹혔던거임.
한국으로 치면 반일이나 반중감정을 자극한것.
당연히 반 파키스탄 정서가 팽배해 있던 북부 서부의 아프간 군벌들이 극대노 하며, 판지시르를 지지
탈레반에 대해 지하드를 선포하고 자기땅의 탈레반들을 갈아버리고 도우러 온것.
탈레반은 현재 판지시르 전역에서 완전 격퇴되고 북부 주요 도시들의 제어권을 상실함.
현재 북부와 서부 전역에서 반 탈레반, 반 파키스탄 봉기가 일어나고 있음.
이제 탈레반은 괜히 파키스탄 끌어들인 대가로 어제까진 판지시르 하나만 이기면 됬던것을
아프간 북서부 전체+타지키스탄, 우즈베키스탄을 적으로 돌려버리게 됨.
그리고 타지키스탄과 우즈베키스탄이 개입했다는것은 러시아의 개입을 의미함.
아프간은 카슈미르와 마찬가지로 이란,인도,파키스탄,러시아 4 핵보유국의 정치적 대리전 지역이 된것.
러시아는 파키스탄에게 아프간 개입을 계속하면 가만두지 않겠다는 우회적 경고를 한셈.
요약
1.탈레반이 파키스탄을 끌어들여 판지시르 점령했다가 간달프 마냥 돌아온 전 아프간 공군(현재 우즈벡, 타지키스탄 공군)의 개입으로 도로 밀려나고 전국적인 반 탈레반 무장저항에 부딪힘.
2. 외세는 함부로 끌어들이는게 아니다
(출처: 디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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