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9년, 대통령의 영국 국빈방문이 영국의 동물보호단체인 국제동물복지기금(IFAW)이 대대적인 반한 시위를 벌이며 무산될 뻔 한 일이 있었음. 참고로 이 IFAW라는 단체는 1991년 한국 국회에서 동물보호법이 통과되는 데 대단한 영향을 주기도 함.
애견 문화가 뿌리깊은 영국 사회에서 한국은 "개를 잡아먹는 야만국"으로 인식되었고, 그때문에 흡사 테러국 수장을 맞는 분위기였음.
그때 나선 게 이건희.
이 회장은 영국에서 일어난 반한 시위 소식을 듣고는 크게 놀라 "IFAW를 직접 방문해서 무슨 수를 쓰든 가두시위만은 막아라”고 지시했음.
삼성은 이 회장의 애견 활동을 소개하고, 영국 애견협회가 주관하는 세계 최고 명견 선발 대회 후원을 약속하며 반대 여론을 누그러트리는 데 성공했지만, 이런 소동이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애견 문화가 유별난 유럽에서 삼성을 비롯한 한국 기업들이 ‘식견국(食犬國) 기업’란 부정적 이미지에 부딪히고 있었음. 세계시장에 진출하려면 '식견국' 이미지부터 벗어야 한다는 판단 아래 삼성은 회장의 주도로 진돗개 세계화 사업을 시작함.
사실 이건희의 유별난 진돗개 사랑은 유명함. 이건희는 초등학교 5학년이던 1953년에 일본으로 유학하게 됐는데, 그 어린 나이에 가족과 떨어진 외로움과 향수를 개에게 의지하던 사람이라 생전에 손자 손녀 다음으로 사랑했던 게 애완견이라고 밝히기도 했음. 국내 애견문화 확산과 진돗개 세계화의 물꼬를 튼 게 이건희 개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애견 관련 사업 지원에 엄청난 지원을 했음.
‘확실한 순종이 없다’는 이유로 세계 견종협회에 등록조차 돼있지 않던 진돗개를 세계에 알리기 위해 중앙일보 이사로 있던 1969년 직접 진도에 내려가서 2박3일을 뒤져 진돗개 30마리를 사들였고, 30마리 중에서 어느 것이 순종인지 알 길이 없어 150마리까지 수를 불린 끝에 결국 확실한 순종 한 쌍을 얻었음. 1975년에는 진돗개애호협회를 만들어 직접 회장을 맡았으며, 당시로서는 파격적인 대형냉장고를 1등 상품으로 내걸고 진돗개 경연대회까지 열기도 함.
그 뒤로도 진돗개가 켄넬클럽(세계의 각지에 존재하는 개들을 조사하여 독립된 순종으로 인정하고 순혈종 개들의 혈통 관리 활동을 하는 애견 협회)본회의에서 명견으로 등록되기까지 여기저기 사업을 벌이며 진돗개 세계화에 정열을 쏟아옴. 2005년 진도군이 진돗개 관련 사업을 이관받을 때까지 국내외의 진돗개 관련 사업을 도맡아온 게 에버랜드.
한편, 반한시위 소동이 벌어진 이듬해에 이 회장이 IFAW 임원진을 한국으로 초청한 일이 있었음.
한국에도 애견문화가 있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 한남동 집의 견사와 자연농원의 안내견 학교 신축현장을 보여주면서 “사회공헌사업으로 구조견과 맹인 안내견을 길러보고 싶다. 좋은 개를 보내달라”고 요청했는데, 임원진들이 “당신은 개를 안 먹느냐? 설마 그 개들까지 잡아먹으려는 건 아닌가?”라며 냉랭히 대답했다고 함.
이 회장은 “애견종주국의 개라는 상징성이 중요하다”며 일본이나 미국에서 손쉽게 개를 사오자는 측근들의 반발을 무마하고 영국산을 고집했음. 영국인들은 인터넷에 ‘한국에 개를 파는 사람이 있으면 왕따시키겠다’는 사발통문을 돌리며 방해공작에 나섰지만, 결국 삼성의 집요한 노력으로 리트리버, 스패니얼, 셰퍼드를 비롯한 훈련견이 영국에서 수입됐음.
영국에서 들여온 이 개들을 1기생으로 삼아 1992년 세워진 게 바로 삼성안내견학교. 현재까지 20여 명의 사육사가 안내견과 구조견을 양성해 119 구조대와 시각·청각 장애인에게 무료로 대여하고 있음. “한국의 군견보다 동독산 셰퍼드를 훈련시킨 북한 군견이 낫다”는 말을 듣고 독일의 최상품 셰퍼드 430여마리를 수입, 훈련시켜 군과 경찰에 보급하기도 했고, 테러에 대비해 폭발물 탐지견 훈련소까지 만들었음.
안내견학교에만 매년 수십억 원의 돈이 들어가고 있는데, 삼성의 사회공헌금액이 연간 수천억 원에 달한다지만 단순히 개가 좋아서 하는 취미의 수준은 넘어선 것.
▲ 이건희 회장의 애견이었던 '벤지'의 체세포를 이용해 충남대 교수팀에서 복제한 개.
이건희 회장이 자동차만큼 좋아한 게 개라고 했는데, 개에 자동차 따위와는 비교도 안될 정도로 각별한 애정을 보여줬음..
고기나 딱딱한 음식은 회장이 직접 씹어서 먹여주고 잠자리에 들 때까지 개와 한몸처럼 생활해서, 집에 있던 스피츠가 해외출장에서 돌아온 주인이 현관에 들어서는 것을 보고 반가운 나머지 2층에서 뛰어내리는 바람에 죽었다는 일화도 있을정도..
출처: https://m.fmkorea.com/best/323152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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