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른 20대 청년의 죽음입니다
최근에 발생한 한강 의대생 실종 사건에 이어 또 다른 20대 청년이 안타깝게 세상을 떠났습니다.
죽음에 있어 경중을 따질 수는 없다만 언론에서 집중적으로 다뤄지는 한강 의대생 사건보다 너무나도 초라하게 다뤄지는 제 친구의 죽음을
이렇게라도 알리고 싶어 글을 적게 되었습니다.
올해로 24살인 제 친구는 재작년 군대를 전역하고 고향인 평택의 평택항에서 단기 계약직으로 일을 시작했습니다.
주된 업무는 항구 내 동식물 검역이었습니다. 하지만 친구가 사망한 곳은 원래 배정되었던 근무 장소가 아닌 외부 하역장이었습니다.
친구는 이날 처음으로 컨테이너 작업에 투입되었던 상황이었고 당연히 시행되었어야 할 안전교육조차 받지 못했으며 안전장비조차도 갖추지 못한
상황이었습니다. 그렇게 현장으로 투입되어 화물을 내린 컨테이너 위에서 잔여물을 치우던 친구는 300킬로에 달하는 컨테이너 날개 벽면에 깔려
그 자리에서 사망했습니다. 산업안전보건법상 일정 규모 이상의 컨테이너 작업을 할 때는 안전관리자와 수신호 담당자 등이 있어야 하지만 해당 현장에는
아무도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원청 업체는 동시에 진행하여서는 안 될 작업이었다며 책임을 인정했지만, 부두 운영사의 경우 해당 업무를 지시한 적이
없다며 책임을 회피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피해자는 존재하지만, 가해자는 없습니다. 모두가 책임을 피하며 제 친구의 죽음을 외면하고 있습니다.
하늘에서 영면해야 할 제 친구는 여전히 차디찬 영안실에 누워 여전히 이곳을 떠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제2의 김용균 씨와 같은 사고는 없어야 한다며 태안화력 발전소 앞에 동상을 세운 지 체 한 달도 되지 않았습니다만 여전히 위험한 산업 현장에서는
이제 인생의 출발점에 선 제 또래의 친구들이 하나둘 쓰러져 가고 있습니다. 스치듯 지나가는 글일지언정 이러한 일이 있었다는 사실 하나만이라도 기억해주십시오. 다시는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제 친구의 죽음 역시 지켜봐 주십시오.
출처:
http://m.humoruniv.com/board/read.html?table=pdswait&pg=1&number=864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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